일기장

무기력증을 이겨내는 과정 1

도전하는 Ella 2023. 8. 27. 09:45

 

미국 학교는 겨울방학보다 여름방학이 훨씬 길다! (대략 5월 말 - 8월 중순까지)

여름학기 수업등록도 가능하지만 남편은 좋은 기회로 학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되어 일을 하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.미국온 지 1년만에 처음으로 student worker 수입도 생겼다. 하나씩 잘 해나가는 남편 멋져!

 

반면 그동안 나는 집안살림말고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. 생산적인 활동은 더더욱.

끝나지 않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나는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이 늘어났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졌다.

 

수 많은 생각들 중 하나를 공유하고 싶은데

'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까?'라는 질문에 다들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는가?

 

나는 '모르겠다'라는 최악의 결론을 내렸다.

진짜 그러하다. 지금의 나는 아무 것도 재미없고 호기심조차 잘 생기지 않는다. 우울증인가?모든 지인들이 부러워하는 환경에 놓여있으면서 난 왜 즐기는 것 조차 하지 못하는가.아무도 압박하는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를 압박하고 있는 것 같다.결국 답답함에 못이겨 친정엄마한테 고민상담을 했다.멀리 가서 우울해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엄마가 살짝 울컥하는 것 같았다. 나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.엄마는 나에게 '천천히 한 단계씩 해보자'고 하셨고 묶여있는 발부터 풀어야 그 다음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냐며운전면허신청부터 해보자고 제안했다.정말 맞는 말이다.내 의지로 어딘가를 갈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해야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.

 

그리고 다음날 바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신청하려고 DMV 웹사이트를 열어 신청서를 작성하던 도중'미국 연락처 작성'에서 다시 막혀버렸다. omg!집에만 있다보니까 굳이 미국 연락처가 당장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요금제 신청을 미뤘었는데 ㅎㅎ 뭐 아무튼 이제 필요하니까 다시 미션 한 단계를 낮춰 미국 연락처부터 신청!!우리 부부는 Mint(미국오기 전 한국에서도 쉽게 신청가능했기 때문)를 사용하는데 마침 3개월 세일가격이 가능해서 무제한요금제로 3개월 총 $45 (1개월 $15)을 지불하고 신청을 완료했다.

 

유심이 오기까지 거의 일주일..다음주 화요일에 유심도착예정이니까 그 다음 단계는 또 그때가 되어야 진행할 수 있겠다.푸하. 한국에선 하루 아니, 몇 시간이면 끝내고도 남을 일인데.

 

일단 유심오기까지 기다려본다.